우리 사회는 이처럼 ‘존경’이 사라졌습니다. 그 전대통령에게는 ‘쥐’라는 표현을 썼고, 지금 대통령에게는 ‘닭녀’라는 표현을 씁니다. 종교인, 학자, 판사, 검사, 기자, 어느 누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아무도
누구를 향해 존경의 말을 쓰지 않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절규하는 사람도 줄었습니다. 무언가 할
수 있는 사람은 무능하고 무언가 할 수 없는 사람은 절망합니다. 무언가 할 수 있는 사람이 무능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세월호만 침몰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도 함께 침몰하고 있는데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에는 눈을 씻고 봐도 선장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처럼 상식이 무너지고, 사회정의가 무너지고, 약한 자의 설 땅이 사라진 지금,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이 땅에 산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 되지 못하고 고통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슬픈
오늘입니다. 국가지도자의 권한과 의무는 약자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배부르고 편안하게 살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계약입니다. 이를 어겼을 때 국민은 저항권을 행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온 사회가 요동치듯 소란스럽습니다. 과거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지도자는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철저하게 차단하면서 들으려는 귀와 들으려는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한숨과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처진 어깨와 무거운
발걸음을 걸으면서 누군가는 고함을 지르고 누군가는 욕을 해댑니다. 제발 우리 소리 좀 들으라고. 귀를 막고만 있지 말고 국민이 하는 얘기 좀
들으라고.
사고가 난지 일주일이 되어가지만 대책본부는 아직도 우왕좌왕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대책을 세우겠다는 대책본부가 10여개나 된다고 하니 참으로 대책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을 믿고 우리가 잠이나 편히 잘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함께 울되 결코 잊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고운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동부매일 대표
박 완 규
올림